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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결국 가족의 시간을 담는다 405

[ 연재 ] 집은 가족을 닮아간다 11. 집은 결국 가족의 시간을 담는다   집은 처음부터 가족을 닮아 있지 않습니다 . 처음에는 벽과 바닥 , 문과 창문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공간일 뿐입니다 . 새로 입주한 집은 낯설고 반듯합니다 . 가구의 위치도 아직 어색합니다 . 어디에 무엇을 두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집은 달라집니다 . 자주 앉는 자리가 생깁니다 . 늘 가방을 내려놓는 위치가 정해집니다 . 식탁에서는 반복되는 대화가 쌓입니다 . 아이의 키가 자라면서 수납의 높이도 달라집니다 . 부모의 걸음이 느려지면서 문턱과 조명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 처음에는 사람이 집에 적응합니다 . 그다음부터는 집이 가족의 생활을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 가족이 반복하는 행동은 공간에 흔적을 남깁니다 . 어떤 집은 식탁이 중심이 됩니다 . 어떤 집은 거실 소파가 중심이 됩니다 . 누군가에게는 주방이 가족을 이어주는 공간이 됩니다 . 아이 방 앞 복도나 햇빛이 드는 창가가 중요한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 그래서 집을 이해하려면 면적과 구조만 봐서는 부족합니다 . 그곳에서 가족이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건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 하지만 집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시간입니다 . 오늘은 이 연재의 마지막 이야기로 , 집이 어떻게 가족의 시간을 담고 그 시간이 다시 집의 모습을 바꾸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집의 진짜 모습은 생활이 시작된 뒤에 드러납니다 새집은 깨끗합니다 . 바닥에는 물건이 없습니다 . 수납장은 비어 있습니다 . 식탁 위에도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습니다 . 사진으로 보면 완성된 공간처럼 보입니다 . 하지만 건축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때의 집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 가깝습니다 . 사람의 생활이 들어오기 전이기 때문입니다 . 가족이 이사해 오면 공간의 역할이 달라집니다 . ...

새집은 왜 1년 동안 계속 변할까 384

[ 연재 ] 집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성된다 1. 새집은 왜 1 년 동안 계속 변할까   새집에 입주하면 모든 것이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 벽도 새것입니다 . 바닥도 새것입니다 . 창문도 반짝입니다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집은 완성된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건축적인 관점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 새집은 완성된 집이 아니라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집입니다 . 사람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집도 그렇습니다 . 콘크리트는 계속 마르며 단단해지고 , 목재는 실내 환경에 맞춰 조금씩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 벽지와 마감재도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 입주 후 처음 1 년은 집이 주변 환경과 균형을 맞추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새집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변화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벽지가 살짝 벌어지거나 , 실리콘이 미세하게 틈을 만들기도 하고 , 문이 조금 뻑뻑해지거나 반대로 헐거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이런 현상을 보면 하자가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 물론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 하지만 상당수는 집이 자리를 잡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 오늘은 왜 새집은 입주 후 1 년 동안 계속 변하는지 , 건축적인 원리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새집은 완성된 건물이 아니라 적응을 시작한 건물입니다 건물을 짓는 과정은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이어집니다 . 기초를 만들고 . 골조를 세우고 . 콘크리트를 타설합니다 . 외벽을 만들고 . 창호를 설치합니다 . 실내 마감까지 마치면 비로소 사람들이 입주하게 됩니다 . 하지만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재료의 변화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 건축 재료는 살아 있는 생물은 아니지만 주변 환경에 계속 반응합니다 . 온도가 바뀌면 팽창하거나 수축합니다 . 습도가 달...

물이 모이는 땅은 반드시 문제가 된다 291

[ 연재 ] 우리 집은 땅에서 시작된다 [ 환경편 ] 자연 요소로 읽는 집터의 조건   #06 | 물이 모이는 땅은 반드시 문제가 된다 집터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요소는 물입니다 . 이 말은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건축의 기본 원리에서 나온 기준입니다 . 집은 땅 위에 지어지지만 실제로는 땅 속의 상태와 함께 작동합니다 . 그리고 그 땅 속 상태를 가장 크게 바꾸는 요소가 바로 물의 움직임 입니다 . 물이 잘 흐르는 땅과 물이 모이는 땅은 처음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차이는 집의 상태와 생활 환경을 완전히 바꿉니다 . 왜 그런지 원리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 멈추면 문제를 만든다 물의 성질은 단순합니다 .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흐르지 못하면 머무릅니다 머무르면 주변 환경을 바꿉니다 이 단순한 원리가 집의 상태를 결정합니다 . 물이 흐르는 땅은 시간이 지나도 건조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 반대로 물이 모이는 땅은 지속적으로 습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 이 차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조와 설비 , 생활까지 모두 영향을 줍니다 .   지속적인 습기는 구조를 약하게 만든다 물이 모이는 땅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기초 구조입니다 . 기초는 땅과 직접 맞닿아 있는 부분입니다 . 그래서 땅이 습하면 기초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콘크리트는 완전히 물을 차단하지 못합니다 미세한 수분은 지속적으로 침투합니다 이 수분은 구조 내부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철근이 부식되고 콘크리트 성능이 저하되고 구조 안정성이 약해집니다 이 과정은 빠르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 그래...

비가 오는 날, 집은 조용히 일을 시작한다 256

[ 연재 ] 비 오는 날 , 집 이야기 : 물과 바람을 다루는 집의 구조 비가 오는 날, 집은 조용히 일을 시작한다 비가 내리면 우리는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 하지만 집은 그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지붕은 물을 흘려보내고 , 벽은 물을 받아내며 ,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공기와 물의 흐름이 바뀝니다 . 비는 단순한 날씨가 아닙니다 . 집의 구조와 상태를 시험하는 조건입니다 .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은 집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   집은 비를 막는 공간이 아니라 흐름을 다루는 구조다 많은 분들이 집은 비를 막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건축적으로 보면 조금 다릅니다 . 집은 비를 완전히 차단하는 구조가 아니라 비가 머물지 않도록 흐름을 만들어주는 구조입니다 . 물은 아래로 흐릅니다 . 이 단순한 원리가 집 전체 설계의 출발점이 됩니다 . 지붕은 물을 아래로 보내고 , 벽은 흘러내리는 물을 정리하며 , 배수는 물을 밖으로 이동시킵니다 . 즉 , 집은 비를 막는 것이 아니라 비가 머무르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 이 개념을 이해하면 누수와 결로를 보는 기준도 달라집니다 .   지붕은 물을 멈추는 구조가 아니라 방향을 만드는 구조다 지붕을 생각하면 보통 “ 막는다 ” 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 지붕은 물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아래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경사지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 기와나 금속지붕은 완전히 밀폐된 구조가 아니라 겹겹이 쌓여 물이 아래로 흐를 수 있는 길을 만듭니다 . 이 구조는 완벽하게 막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물이 머물지 않고 계속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지붕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차단이 아니라 경사와 흐름입니다 . 물이 잠시라도 머무는 순간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   ...

겨울에는 열을 막는 것이 아니라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춘다 255

[ 연재 ] 집의 온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겨울의 따뜻함은 열을 만드는 일보다 늦게 잃는 구조에서 시작된다 따뜻한 집은 난방이 센 집보다 열의 속도를 잘 다루는 집에 가깝습니다     겨울의 집은 열을 얻는 일보다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 겨울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난방을 먼저 떠올립니다.  보일러를 켜고 실내 온도를 올려 따뜻함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데 같은 난방을 해도 어떤 집은 금방 식고,  어떤 집은 한참 동안 편안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설비의 출력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건축적으로 보면  겨울의 핵심은 열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열이 얼마나 천천히 빠져나가도록 할 수 있느냐입니다.  즉, 따뜻한 집은  난방기기가 강한 집보다 구조가 열의 속도를 잘 다루는 집에 가깝습니다. 이 관점을 이해하면 집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온도를 빠르게 올리는 것보다, 그 온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바로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외피 구조와 공기의 흐름입니다.   겨울의 열은 실내에서 외부로 계속 이동하려고 한다 열은 언제나 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합니다.  겨울에는 실내가 따뜻하고 바깥이 차갑기 때문에,  열은 자연스럽게 안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이 흐름은 한 가지 방식으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벽과 창을 통한 전도,  틈과 공기 움직임에 의한 대류,  표면에서 바깥으로 방출되는 복사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그래서 실내 온도를 올려도 구조가 약하면 따뜻함은 금방 사라집니다.  난방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열이 너무 빠르게 손실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면  왜 겨울철 창가가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지,  왜 벽 모서리나 바...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은 왜 여름에 시원한가: 전통 건축이 열을 다루는 방식 254

[ 연재 ] 집의 온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전통 지붕은 여름의 열을 막지 않고 늦추고 흘려보낸다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은 열을 처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지금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여름철 지붕은 가장 먼저 열을 받는 구조다 여름의 더위는 창에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붕이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붕은 집에서 태양복사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한낮의 햇빛은 거의 수직에 가깝게 지붕에 닿고,  그 에너지는 곧 열로 바뀝니다. 그래서 지붕을 단순히 비를 막는 덮개로만 생각하면  여름철 실내 온도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지붕은 외부 에너지가 가장 먼저 닿는 곳이자,  그 열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처리가 잘되면  실내 전체가 편안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생활 공간까지 쉽게 과열됩니다. 전통 건축의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은  바로 이 점에서 매우 뛰어난 해답을 보여줍니다.  재료가 특별해서라기보다,  열의 흐름을 다루는 구조가 정교하기 때문입니다.     기와지붕은 다층 구조와 공기층으로 열을 지연시킨다 기와지붕을 자세히 보면 하나의 층으로 단순하게 덮인 구조가 아닙니다.  기와와 그 아래 구조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공기층이 생기고,  기와 사이의 작은 틈은 공기가 움직일 수 있는 경로를 만듭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햇빛을 받은 기와는 먼저 뜨거워집니다.  하지만 그 열이 곧바로 실내 천장으로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중간의 공기층이 열의 흐름을 한 번 끊고 늦추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뜨거워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면서 바깥으로 빠져나갑니다.  즉, 지붕에서 발생한 열의 상당 부분이  실내로 오기 전에 바깥에서...

단열은 두께가 아니라 층의 역할로 완성된다 253

[ 연재 ] 집의 온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단열은 두께보다 층의 역할이 분명할 때 완성된다 좋은 집은 무조건 두꺼운 집이 아니라 역할이 잘 짜인 집입니다     단열을 두께로만 이해하면 중요한 구조를 놓치게 된다 집의 단열을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먼저 두께를 떠올리십니다.  단열재를 얼마나 두껍게 넣었는지,  벽체가 얼마나 묵직한지가 성능의 전부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께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집의 온도를 좌우하는 것은  두께 하나가 아니라  각 층이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입니다. 열은 단순히 한 방향으로 곧장 지나가지 않습니다.  표면에서 흡수되고, 다시 방출되고,  공기와 함께 움직이고, 어떤 재료에서는 저장되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인 흐름 속에서는  한 가지 재료만 좋다고 전체 성능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건축에서 단열은 재료의 스펙만 보는 일이 아니라  구조의 조합을 보는 일입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어디서 줄일지,  안쪽으로 전해지는 속도를 어느 층에서 늦출지,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오래 유지할지를 함께 봐야 진짜 단열 성능이 보입니다.     단열재는 중요하지만 혼자서는 충분하지 않다 단열재의 기본 역할은 열의 전달을 늦추는 것입니다.  즉, 열이 너무 빨리 지나가지 못하도록 저항을 만들어줍니다.  이 기능은 분명 중요합니다.  그러나 단열재 하나만으로는 집의 열 문제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여름철 열은 단순히 벽을 타고 들어오는 전도만이 아닙니다.  태양에서 오는 복사에너지가 먼저 표면에 닿고,  그 표면이 다시 데워지고,  그 결과로 실내 쪽으로 열이 전해집니다.  겨울철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내의 따뜻함이 표면과 공기, 틈...

나무 그늘이 시원한 이유는 여러 겹의 구조에 있다 252

[ 연재 ] 집의 온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나무 그늘은 여러 겹의 구조로 시원함을 만든다 자연이 보여주는 다층 구조의 원리를 이해하면 집의 단열도 보입니다   모든 그늘이 같은 온도를 만들지는 않는다 한여름의 땡볕 아래에서는 누구나 그늘을 찾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그늘이라고 해서 모두 시원한 것은 아닙니다.  천막 아래는 햇빛이 가려졌는데도 덥고, 나무 아래는 분명히 더 편안하고 시원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차이를  재료의 감성이나 자연의 느낌으로 받아들이십니다.  물론 그런 인상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축적으로 보면 훨씬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나무 그늘은 단순히 햇빛을 막는 것이 아니라,  빛과 열의 흐름을 여러 번 나누고 늦추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왜 좋은 집은 한 겹의 막으로 완성되지 않는지,  왜 벽과 지붕이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그래서 나무 그늘은 자연 속 단열 교과서처럼 읽을 수 있습니다.     나무 그늘은 한 장의 막이 아닌 다층 구조다 나무 아래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면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것이 아니라 잘게 나뉘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습이 핵심입니다.  나무는 한 장의 판처럼 빛을 한 번에 막지 않습니다.  수많은 잎이 겹겹이 쌓이면서 다층 구조를 만듭니다. 햇빛은  이 잎들을 통과하는 동안 한 번에 내려오지 못합니다.  어떤 빛은 위쪽 잎에 걸리고,  어떤 빛은 옆으로 흩어지고,  어떤 빛은 약해진 상태로 아래까지 내려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에너지는 점점 분산되고,  직접적인 열의 강도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나무 아래의 시원함은  단순...

빛과 함께 열이 움직이는 구조를 이해해야 집의 온도가 보인다 251

[ 연재 ]  집의 온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빛과 함께 움직이는 열의 구조를 이해하면 집의 온도가 보인다 햇빛은 공간을 밝히는 동시에 집의 온도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집의 온도는 날씨보다 구조에 먼저 반응한다 집의 온도는 바깥 날씨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같은 동네, 같은 시간, 같은 햇빛 아래에서도  어떤 집은 시원하고 어떤 집은 덥습니다.  그 차이는 대개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창의 방향이 다르고, 외피의 구성이 다르고,  빛이 들어와 머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실내가 더운 이유를  단순히 기온이 높아서라고 생각하십니다. 물론 날씨의 영향은 큽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기온보다 먼저 공간의 조건이 체감 온도를 바꿉니다.  햇빛이 어느 면에 닿는지,  바닥과 벽이 그 열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는지,  실내 공기가 그 열을 얼마나 오래 머금는지가 함께 작용합니다. 건축에서는 이 과정을 에너지의 흐름으로 봅니다.  집은 외부 환경을 그냥 받아들이는 상자가 아니라,  빛과 열과 공기의 이동을 조절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집의 온도를 이해하려면  먼저 빛이 어떻게 들어오고,  그 빛이 어떻게 열로 바뀌는지부터 보아야 합니다.     빛은 밝기보다 먼저 에너지로 작동한다 우리는 보통 빛을 밝기로 느낍니다.  방이 환해지면 빛이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건축에서는 빛을 조금 다르게 읽습니다.  빛은 시야를 밝히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에너지를 옮기는 매개이기도 합니다. 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은  바닥, 벽, 가구, 천장 같은 표면에 닿습니다.  이때 표면은 단순히 빛을 받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받은 에너지...

집은 날씨를 완화시키는 가장 가까운 구조다: 좋은 집은 날씨를 이기지 않고 다룬다 250

[ 연재 ] 날씨와 집 이야기 집은 날씨를 완화시키는 가장 가까운 구조다 우리는 날씨 속에서 살아갑니다 .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냅니다 . 그래서 집은 단순히 외부 환경을 막는 공간이 아니라 날씨를 조절하는 구조여야 합니다 . 비가 오면 비를 막고 추우면 따뜻하게 하고 더우면 시원하게 만드는 역할입니다 .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날씨를 ‘ 이기는 것 ’ 이 아니라 날씨를 ‘ 완화시키는 것 ’ 입니다 . 이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집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   집은 외부 환경과 단절된 공간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집은 바깥과 분리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문을 닫고 창을 닫으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실제로 집은 외부 환경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 벽체는 열을 전달하고 창은 빛과 공기를 받아들이며 틈과 구조는 공기의 흐름을 만듭니다 . 즉 , 집은 닫힌 공간이 아니라 조절된 흐름 속에 있는 공간입니다 . 이 흐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같은 날씨라도 전혀 다른 실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차단이 아니라 조절입니다 . 완전히 막는 구조는 오히려 불편함을 만들 수 있습니다 . 공기가 정체되고 열이 머물며 환경이 불균형해지기 때문입니다 .   창의 방향은 에너지 유입의 시간을 결정한다 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창의 방향입니다 . 창은 단순한 개구부가 아니라 에너지가 들어오는 통로입니다 . 남향 창은 하루 동안 안정적으로 햇빛을 받아들입니다 . 그래서 겨울에는 자연스럽게 실내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 반면 서향 창은 오후에 강한 햇빛을 받습니다 . 이때 들어오는 열은 짧은 시간에 강하게 유입되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급격히 올립니다 . 그래서 오후가 되면 유난히 덥게 느껴지는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 ...

요즘 날씨는 왜 따뜻한데 춥게 느껴질까: 기온과 체감 온도가 어긋나는 이유 249

[ 연재 ] 날씨와 집 이야기 요즘 날씨는 왜 따뜻한데 춥게 느껴질까 요즘 날씨를 보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낮 기온은 분명히 올라갔는데 몸은 여전히 서늘하게 느껴집니다 . 햇빛은 강해졌고 겉으로 보기에는 봄을 넘어 초여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하지만 아침과 저녁은 춥고 바람이 불면 더 차갑게 느껴집니다 . 이 어긋난 느낌은 단순한 착각이 아닙니다 . 기온과 체감 사이에는 분명한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 이 차이를 이해하면 요즘 날씨가 왜 이렇게 느껴지는지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   기온과 체감 온도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확인하는 기온은 공기의 평균적인 온도입니다 .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온도는 이보다 훨씬 복합적인 요소로 결정됩니다 . 햇빛의 양 , 바람 , 습도 , 지표의 상태 , 주변 환경까지 모두 영향을 줍니다 . 같은 18 도라도 햇빛이 강하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바람이 불면 훨씬 춥게 느껴집니다 . 이것은 온도를 느끼는 기준이 공기 자체가 아니라 몸과 환경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입니다 . 건축에서도 같은 개념이 적용됩니다 . 실내 온도가 같아도 창 주변은 춥고 벽에서 떨어진 공간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 공간의 구성과 에너지 흐름이 체감 온도를 바꾸는 핵심입니다 .   일교차가 클수록 체감은 더 불안정해진다 요즘 날씨의 가장 큰 특징은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크다는 점입니다 . 낮에는 햇빛이 강해 지표가 빠르게 데워집니다 . 하지만 밤이 되면 열은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 이렇게 열이 축적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하루 전체가 따뜻하게 유지되지 않습니다 . 몸은 낮의 온도에 적응했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식게 됩니다 . 이 반복이 계속되면 실제 기온보다 더 춥게 느껴지게 됩니다 . 건물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합니다 . 단열이 부족한 공간은 낮에 받은 열을 유지하...

예년의 날씨는 한결같지만,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 248

[ 연재 ] 날씨와 집 이야기 예년의 날씨는 한결같지만 ,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 “ 예년과 비슷한 날씨다 ” 계절은 반복되고 봄은 따뜻해지고 여름은 더워지며 가을은 선선해지고 겨울은 추워진다고 생각합니다 . 이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 자연에는 분명한 흐름이 존재합니다 . 하지만 동시에 이 말은 완전히 맞지도 않습니다 . 왜냐하면 날씨는 한 번도 완전히 같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이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날씨를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   날씨는 패턴 위에 쌓이는 변수의 결과다 계절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됩니다 .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면 들어오는 에너지가 늘어나고 기온은 상승합니다 . 반대로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 에너지는 줄어들고 기온은 내려갑니다 . 이 구조는 변하지 않습니다 . 그래서 우리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계절을 경험합니다 . 하지만 실제 날씨는 이 기본 구조 위에 여러 변수가 더해진 결과입니다 . 이 변수들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계절이라도 전혀 다른 체감을 만들게 됩니다 . 건축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합니다 . 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사용 방식 , 환경 ,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됩니다 . 기본 설계는 같지만 결과는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구름과 일사는 에너지 유입을 바꾼다 가장 직접적인 변수는 구름입니다 . 햇빛이 지표에 도달해야 열이 만들어지는데 구름이 이를 막아버리면 에너지 유입 자체가 줄어듭니다 . 같은 낮 12 시라도 맑은 날과 흐린 날의 체감 온도가 크게 다른 이유입니다 . 이 차이는 실내 환경에도 그대로 영향을 줍니다 . 남향 창이 있는 공간은 맑은 날에는 빠르게 따뜻해지지만 흐린 날에는 기대만큼 데워지지 않습니다 . 빛이 들어오는 조건이 열의 시작을 결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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