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는 집이 보내는 신호다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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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집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성된다
3. 결로는 집이 보내는 신호다
겨울 아침 창문을 보면 물방울이 맺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창틀이 젖어 있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벽지가 젖고, 곰팡이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집에 문제가 생겼나?"
"단열이 잘못된 건 아닐까?"
"창문이 불량인가?"
물론 실제 하자가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로는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건축에서는 결로를 집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로 이해합니다.
집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실내 환경이 어떤지,
공기의 흐름은 어떠한지 알려주는 표시인 것입니다.
그래서 결로를 닦는 것보다 먼저 왜 생겼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오늘은 결로가 생기는 원리와 결로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건축적인 관점에서 쉽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결로는 물이 새는 것이 아니라 공기 속 물이 맺히는 현상입니다
결로를 처음 보면 빗물이 들어온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외부에서 물이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실내 공기 속에 있던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한 것입니다.
공기는 보이지 않지만 항상 수분을 품고 있습니다.
따뜻한 공기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차가운 공기는 수분을 많이 품지 못합니다.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창문이나 벽을 만나면 갑자기 식게 됩니다.
그러면 공기 속에 있던 수분이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물방울이 되어 표면에 맺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결로입니다.
즉, 결로는 물이 생긴 것이 아니라 원래 공기 속에 있던 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겨울에 결로가 많이 생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로는 겨울철에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이유는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집 안은 난방으로 따뜻합니다.
밖은 매우 차갑습니다.
창문은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단열 성능이 좋은 창이라도 벽보다 온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뜻한 실내 공기가 차가운 창을 만나면 수분이 물방울로 바뀝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결로는 창문과 창틀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건축에서는 창호를 결로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장소로 생각합니다.
결로는 습도가 높을수록 더 쉽게 생깁니다
같은 온도라도 결로가 생기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이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습도입니다.
실내 공기 속 수분이 많을수록 결로는 쉽게 발생합니다.
빨래를 실내에서 자주 말리는 경우.
가습기를 오래 사용하는 경우.
환기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
욕실 문을 계속 열어 두는 경우.
이런 생활 습관은 실내 습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습도가 높으면 공기 속에 머무는 수분도 많아집니다.
그만큼 결로도 쉽게 생깁니다.
결로는 창문의 문제가 아니라 실내 공기의 상태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기가 결로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겨울에는 창문을 열기 싫습니다.
찬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 수분은 계속 쌓이게 됩니다.
요리를 합니다.
샤워를 합니다.
숨을 쉽니다.
식물을 키웁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분이 계속 발생합니다.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 수분은 집 안에 그대로 남습니다.
건축에서는 환기를 공기를 바꾸는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짧게라도 자주 환기하는 것이 결로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결로는 단열 상태도 함께 보여줍니다
결로가 항상 생활 습관 때문만은 아닙니다.
집의 단열 상태도 영향을 줍니다.
벽이나 창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결로가 쉽게 생깁니다.
이를 열교라고 합니다.
열교는 외부의 차가운 온도가 내부로 쉽게 전달되는 부분입니다.
기둥 주변.
창틀 모서리.
발코니 연결 부위.
외벽 모서리.
이런 곳에서는 표면 온도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집이라도 특정 위치에서만 결로가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축에서는 결로 위치를 보면 단열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하기도 합니다.
결로를 계속 방치하면 곰팡이로 이어집니다
결로 자체는 하루 만에 큰 문제를 만들지 않습니다.
문제는 계속 반복될 때입니다.
벽이 계속 젖어 있습니다.
창틀이 항상 축축합니다.
습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곰팡이는 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습한 환경을 좋아합니다.
결로가 반복되면 벽지 뒤까지 습기가 스며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로를 발견하면 물을 닦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원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틀은 결로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장소입니다
창틀은 집의 건강 상태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곳입니다.
창틀 아래에 물이 고입니다.
배수홀이 막혀 있습니다.
실리콘이 벌어져 있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가 결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틀을 자주 살펴보는 습관은 결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청소도 중요하지만 물이 잘 빠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창틀은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라 창의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결로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결로가 전혀 없는 집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단열재를 사용해도,
아무리 성능 좋은 창호를 설치해도,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는 존재합니다.
결로는 줄일 수는 있지만 자연현상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발생 횟수를 줄이고,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마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좋은 집은 결로가 없는 집이 아니라 결로가 오래 머물지 않는 집입니다.
생활 습관만 바꿔도 결로는 크게 줄어듭니다
결로를 줄이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아침에 잠깐 환기합니다.
요리 후에는 반드시 환기합니다.
욕실 문은 계속 열어 두지 않습니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합니다.
창틀에 맺힌 물은 바로 닦아 줍니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집의 환경을 크게 바꿉니다.
건축에서는 좋은 집보다 좋은 사용 방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집은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로는 집이 보내는 작은 신호입니다
결로는 집이 고장 났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집이 지금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실내 습도가 높은 것은 아닌지.
환기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단열이 약한 부분은 없는지.
창틀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이런 것들을 결로가 먼저 알려줍니다.
그래서 건축에서는 결로를 단순히 닦아야 하는 물방울로 보지 않습니다.
집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대화처럼 생각합니다.
집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로를 통해 작은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를 이해하면 곰팡이를 예방할 수 있고, 집도 더 오래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집은 결로가 전혀 없는 집이 아니라, 결로가 생기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관리하는 집입니다.
집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차릴수록 집은 더욱 편안한 공간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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