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은 왜 대부분 흰색일까 354

[ 연재 ] 집의 분위기는 마감재가 만든다 천장은 왜 대부분 흰색일까 집을 둘러보면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바닥은 다양합니다 . 장판도 있습니다 . 마루도 있습니다 . 타일도 있습니다 . 벽도 다양합니다 . 실크벽지 . 합지벽지 . 페인트 . 한지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 그런데 천장은 조금 다릅니다 . 대부분 흰색입니다 . 아파트도 그렇습니다 . 주택도 그렇습니다 . 카페도 그렇습니다 . 호텔도 마찬가지입니다 . 물론 검은색 천장도 있습니다 . 나무 천장도 있습니다 . 콘크리트 노출 천장도 있습니다 . 하지만 일반적인 주거 공간에서는 여전히 흰색 천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왜 그럴까요 ? 흰색이 유행이라서일까요 ? 특별한 이유 없이 관습처럼 이어져 온 것일까요 ? 사실 천장이 흰색인 이유는 생각보다 건축적인 이유가 많습니다 . 빛과 공간 . 시선과 높이 . 심리와 생활 방식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 오늘은 건축가의 관점에서 천장이 왜 대부분 흰색인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천장은 공간에서 가장 넓은 면적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인테리어를 이야기할 때 벽과 바닥에 집중합니다 . 하지만 실제로는 천장도 매우 큰 면적을 차지합니다 . 거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 바닥 면적만큼 천장 면적도 존재합니다 . 즉 , 공간을 둘러싸는 중요한 면 중 하나입니다 . 건축에서는 천장을 단순히 덮개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 공간의 크기와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로 봅니다 . 같은 면적이라도 천장 높이에 따라 공간감이 달라집니다 . 같은 천장 높이라도 색에 따라 체감 높이가 달라집니다 . 그래서 천장은 생각보다 중요한 건축 요소입니다 . 그리고 그 천장의 색은 공간 전체의 인상에 큰 영향을 줍니다 .   흰색은 빛을 가장 많이 반사하는 색입니다 천장이 흰색인 가장...

한지는 왜 숨 쉬는 벽이라고 불렸을까 352

[연재] 집의 분위기는 마감재가 만든다

한지는 왜 숨 쉬는 벽이라고 불렸을까

요즘 집을 이야기할 때 한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벽지는 실크벽지.

페인트.

친환경 벽지 정도를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집의 벽은 한지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옥은 물론이고.

일반 주택에서도 창호지와 벽지로 한지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한지를 두고 "숨 쉬는 벽"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한 표현입니다.

종이가 어떻게 숨을 쉴 수 있을까요?

정말 공기가 통과한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비유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한지는 일반 종이와는 조금 다른 재료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후와 건축 방식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늘은 건축가의 관점에서 한지가 왜 숨 쉬는 벽이라고 불렸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한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지를 종이의 한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건축 재료의 관점에서 보면 일반 종이와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한지는 닥나무 섬유를 이용해 만듭니다.

섬유가 길고 질깁니다.

그래서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오래된 한옥에서 수십 년 된 창호지를 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한지는 섬유 사이에 매우 미세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공기층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 구조 때문에 한지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그 성질이 바로 숨 쉬는 벽이라는 표현의 시작입니다.

 

한지는 습기를 머금고 다시 내보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합니다.

여름에는 습합니다.

겨울에는 건조합니다.

건축 입장에서 보면 매우 까다로운 환경입니다.

습도가 크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한지는 흥미로운 역할을 합니다.

습기가 많아지면 일부 수분을 흡수합니다.

반대로 공기가 건조해지면 머금고 있던 수분을 다시 내보냅니다.

물론 제습기처럼 강력한 효과는 아닙니다.

하지만 실내 환경을 조금 완만하게 만들어 줍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 습도가 갑자기 높아질 때 일부 수분을 받아들이고.

겨울철 지나치게 건조해질 때는 수분을 내보냅니다.

이런 현상을 건축에서는 흡습과 방습이라고 부릅니다.

한지는 이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재료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한지를 "숨 쉬는 재료"라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옥은 원래 공기를 가두는 집이 아니었습니다

현대 아파트와 한옥은 기본 개념이 다릅니다.

현대 주택은 밀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단열을 높입니다.

기밀성을 확보합니다.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만듭니다.

반면 한옥은 조금 달랐습니다.

공기와 함께 살아가는 집에 가까웠습니다.

바람이 드나들고.

습기가 이동하고.

계절 변화에 반응하는 구조였습니다.

대청마루도 그렇고.

창호도 그렇고.

흙벽도 그렇습니다.

한지는 그런 한옥의 일부였습니다.

, 한지가 숨을 쉰다는 것은 한지 혼자만의 능력이 아닙니다.

한옥 전체가 자연과 공기를 주고받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지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한지는 빛도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한지의 또 다른 특징은 빛입니다.

유리는 빛을 그대로 통과시킵니다.

그래서 그림자가 선명합니다.

빛이 강합니다.

반면 한지는 다릅니다.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킵니다.

직사광선을 산란시킵니다.

그래서 공간 전체가 은은하게 밝아집니다.

예전 한옥에 들어가 보면 특별한 조명이 없어도 편안한 느낌을 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빛이 부드럽기 때문입니다.

건축에서는 이를 확산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의 눈은 너무 강한 빛보다 적당히 확산된 빛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빛을 조절하는 재료이기도 했습니다.

 

한지는 소리까지 바꾸는 재료였습니다

건축은 눈으로만 느끼는 공간이 아닙니다.

귀로도 경험합니다.

같은 크기의 공간이라도 소리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한지는 소리를 부드럽게 만드는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유리처럼 강하게 반사하지 않습니다.

콘크리트처럼 울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공간이 차분하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전통 한옥에 들어가면 소리가 부드럽게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목재 구조와 흙벽의 영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지도 그 일부입니다.

결국 한지는 빛과 습도뿐 아니라 소리에도 영향을 주는 재료였습니다.

 

현대 벽지가 한지를 대체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재료였던 한지는 왜 사라졌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생활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현대 주택은 밀폐 구조입니다.

관리 편의성이 중요합니다.

대량 생산도 필요합니다.

한지는 시공에 시간이 걸립니다.

관리도 필요합니다.

오염에도 약합니다.

반면 실크벽지는 관리가 쉽습니다.

가격도 안정적입니다.

내구성도 좋습니다.

그래서 점차 한지를 대체하게 됩니다.

이는 한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건축 재료는 언제나 생활 방식에 따라 선택됩니다.

 

최근 다시 한지가 주목받는 이유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한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이 자연 재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친환경 건축.

웰빙 주택.

건강한 실내 환경.

이런 키워드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지가 가진 장점도 다시 평가받고 있습니다.

흡습과 방습.

부드러운 빛.

자연스러운 질감.

따뜻한 분위기.

이런 요소들은 현대 재료가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고급 주택이나 전통 공간에서는 지금도 한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지는 우리나라 기후가 만든 건축 재료였습니다

건축 재료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기후와 환경이 만듭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습합니다.

겨울에는 건조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자연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그 환경 속에서 한지가 발전했습니다.

습도를 조절하고.

빛을 부드럽게 만들고.

공간을 차분하게 만들었습니다.

, 한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우리나라 기후가 만들어낸 건축 재료였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습니다.

 

숨 쉬는 벽이라는 말은 결국 사람을 위한 건축을 의미합니다

한지는 실제로 사람처럼 숨을 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습기를 머금고.

내보내고.

빛을 부드럽게 만들고.

공기를 조금 더 편안하게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지를 두고 숨 쉬는 벽이라고 불렀습니다.

건축은 결국 사람을 위한 기술입니다.

좋은 건축은 단순히 튼튼한 건축이 아닙니다.

사람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축입니다.

한지는 그런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우리나라 기후와 생활 방식, 그리고 건축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숨 쉬는 벽이라는 표현은 종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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