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없던 시대 사람들은 집으로 여름을 버텼다 338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연재] 나라마다
집의 여름 나는 법이 다른 이유
에어컨이 없던 시대 사람들은 집으로 여름을 버텼다
지금은 여름이 오면
자연스럽게 에어컨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실내 온도를 낮추고
습도를 줄이며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까지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시원한 집”이라는 개념이
에어컨 성능과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이 없던 시대 사람들도
분명 여름을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뜨겁고 습한 환경 속에서
기계 없이 여름을 버텨야 했던 시간도 길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여름을 견뎠을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집 자체를
여름에 맞춰 만들었습니다.
즉, 예전 사람들은
기계로 환경을 바꾸기 전에
건축으로 환경을 조절하려 했습니다.
예전 집은 ‘공기를 움직이는 구조’였습니다
에어컨이 없던 시대에는
공기의 흐름 자체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특히 여름은
열보다 습기가 더 힘든 계절이었습니다.
공기가 움직이지 않으면
열과 습기가 공간 안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러면 사람은
훨씬 더 덥고 답답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예전 집들은
공기를 막는 것보다
흘려보내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창문을 마주보게 만들고
마루와 마당을 연결하며
천장을 높게 만드는 구조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구조들은 모두
공기가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식이었습니다.
즉, 과거의 집은
하나의 거대한 환기 장치에 가까웠습니다.
처마는 단순한 지붕 장식이 아니었습니다
한옥이나 일본 전통 가옥을 보면
처마가 길게 나와 있습니다.
이 구조는 비를 막는 역할도 하지만
여름 햇빛과도 깊게 연결됩니다.
여름에는 태양의 높이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긴 처마가
강한 직사광선을 막아줍니다.
그러면 벽과 바닥이
과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태양 높이가 낮아집니다.
이때는 햇빛이 깊숙이 들어와
실내를 데워주게 됩니다.
즉, 처마는
계절에 따라 열을 조절하는 구조였습니다.
에어컨이 없던 시대에는
이런 작은 구조 하나가
실내 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었습니다.
마루는 바닥을 식히기 위한 구조였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마루도
여름과 깊게 연결됩니다.
마루 아래는 비어 있습니다.
즉, 바닥 아래로 공기가 지나갑니다.
이 흐름은
바닥의 열과 습기를 줄여줍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지면에서 올라오는 습기가 큰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바닥을 띄우고
공기를 흐르게 만드는 구조가 중요했습니다.
마루는 단순히 앉는 공간이 아니라
여름을 견디기 위한 냉각 구조에 가까웠던 것입니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가장 시원한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벽도 지금처럼 완전히 막힌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현대 아파트는
단열과 기밀 성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외부 공기를 최대한 막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반면 과거의 집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공기를 일부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창호 틈 사이로
공기가 미세하게 움직이고
문을 열면 집 전체가 연결되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이 개방성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공기가 계속 움직이는 것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도시 자체도 여름을 고려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집만 여름에 맞춰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을과 도시 구조도
기후를 함께 고려했습니다.
좁은 골목은
그늘을 만들었고
나무와 마당은
열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흙길과 마당은
지금의 아스팔트보다 열을 덜 저장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도시는
지금보다 훨씬 천천히 달궈졌습니다.
반면 현대 도시는
콘크리트와 유리, 아스팔트가 많습니다.
낮 동안 받은 열이
밤까지 남아 있게 됩니다.
이 현상을
도시 열섬 현상이라고 합니다.
즉, 지금은 집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더위를 저장하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에어컨은 공간의 문제를 기계로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건축이
직접 환경을 조절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건축은
기계를 통해 환경을 제어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에어컨은 매우 강력합니다.
온도와 습도를 빠르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건물 형태도 달라졌습니다.
큰 유리창이 많아지고
밀폐된 구조가 늘어나게 됩니다.
문제는
에어컨이 꺼지는 순간
공간 자체의 한계가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바람이 흐르지 않고
열이 빠져나가지 않으며
습기가 정체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시 자연 환기와 차양,
공기 흐름 구조를 중요하게 보는 흐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과거 건축이 했던 고민이
다시 현대 건축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집은 열과 습기를 이해하는 집입니다
에어컨이 없던 시대 사람들은
무조건 참으며 살았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집 자체를
환경에 맞게 조절하며 살아갔습니다.
바람을 흐르게 하고
햇빛을 막으며
습기가 머물지 않게 만드는 것
이것이 과거 건축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리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름이 불편한 이유는
단순히 온도 때문만이 아닙니다.
열과 습기, 공기의 흐름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집은
무조건 차갑게 만드는 집이 아니라
열과 습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이해하는 집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에어컨이 없던 시대의 건축은
그 문제를 구조 자체로 해결하려 했던
오랜 환경 조절 기술이기도 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